와이프와 처음 사귀기 시작한 시절부터, 와이프의 귀가 닳도록 했던 소리가 '영어공부하자' 였다. 나중에 결혼해서 함께 여행을 하게 된다면, 영어가 필수적이라고 생각을 했기 때문이었지만, 영어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와이프에게 공부하자는 소리는 소귀에 경읽기였다. 몇번 영어 공부를 시작해 보기도 했지만, 흥미를 가지지 못하는 공부는 오래가지 못하고 말았다. 여러번 종용한 덕분에 시작은 의욕있게 하지만, 그것도 몇일 뿐.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와이프가 영어에 본격적으로 흥미를 가진 것은 40일간 하와이를 다녀온 후였다. 렌터카를 빌리고, 체크인을 하고, 돌아다니면서 사람들과 대화를 하는 것은 모두 내 몫이었지만, 와이프는 가끔 외국사람들과 직접 이야기를 해 보고 싶어했다. 그래서 패스트푸드점에서 주문을 한다거나, 간단한 대답정도만 남아있을 때에는 나는 한발자국 물러서서 말하는 것을 도와주기만 했었다. 하지만, 한국에 돌아와서도 별다르게 영어 공부를 시작하지 않았다. 하지만,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40일 여행을 갔을 때 배 안에서 한국사람이 나밖에 없던 것을 경험한 뒤, 영어 공부를 해야 겠다는 의욕에 불타올랐다. 나로서는 꽤 기쁜 일이었다.
어쨌든 어떤 레벨에서 공부를 시작해야 하느냐에 대해서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눴다. 여행을 하면서 내가 본 수준은 '완전 기초'. 영어를 듣고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아는 단어들을 모아서 머리속에서 의미를 '상상'하는 수준이었다. 거기다가 발음도 전형적인 한국 사람의 발음이었고, 그나마 공부했던 것도 지금은 거의 잊은 상황이었다. 하긴, 마지막으로 제대로 영어공부를 한 것은 고등학교때가 마지막이라고 했으니.
그래서 필수엔진으로 시작을 할까 하다가, 완전히 발음부터 기본 문법을 정리해주는 기초엔진(P-I 단계)에서 시작하기로 했다. 이왕 다시 영어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것이니.. 처음부터 제대로 시작하자는 심산이었다.
총 수업기간은 40일이었지만, Phonics는 기본적인 발음이었기에 3일만에 모든 과정을 끝내기로 하고, Grammar와 Reading에 치중하기로 했다. 총 40일 과정이기는 하지만, 기초과정은 말 그대로 기초를 다지면서 기존에 공부했던 것을 복습하는 느낌이었기에 시간을 더 짧게 잡고 시작했다. Speaking 엔진 1단계를 시작하기 전에 워밍업 정도의 수준이랄까?
그래서 신청한 P-1단계(기초력 자동화). 40일이라는 기간이었지만, 와이프와 함께 끝내기로 한 기간은 20일 이내. 마침 20일 수강을 마치고 나서 해외에 잠깐 나갔다 올 일이 있을 예정인데, 아주 기초적인 것이지만 그동안 잊었던 것을 복습한 뒤에 실제로 외국에서 사용해 보는 것이 목표였다. 그 다음에 잠깐의 자신감을 얻으면, 필수엔진 1단계부터 시작할 생각이었다. 한번에 제대로 등록을 해 놓고 시작을 할 생각이었는데, 적어도 내년 여름에 유럽으로 여행을 가기 전에 간단한 기초 회화 이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목표였다.
가입한 날로부터 이틀 후, 본격적인 영어 공부를 시작했다. 미리 가입시 할인 이벤트를 통해서 얻은 마일리지로 수강료 70,000원을 결제했다. 어찌보면 다른 온라인강의보다 조금 비싸다고 느낄 수 있겠지만, 단순히 일방적인 형태의 VOD만으로 이뤄진 강좌가 아니라 플래쉬와 음성인식을 통해서 인터랙티브하게 강의가 진행되므로 적당한 듯 싶었다. 오프라인 학원도 절대 저렴하지 않으니.
Phonics(발음 강습)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이미 알고 있는 발음들을 다시 한번 재 확인하는 수준이고, 한 레슨당 20분 전후가 소요되었기 때문에 복습의 과정이라 생각하고 금방 수업을 진행해 갔다. 와이프는 이미 알고 있는 것을 배우는 것이기 때문에 조금 지루하다고 하기는 했지만, 아무래도 가장 기초적인 것이기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발음 수업 이후에는 본격적으로 문법(Grammar)과 리딩(Reading)이 병행하여 진행되었다. 일반 온라인 강의들처럼 선생님이 말하면서 화면에 표시하는 내용은 바로바로 표시되면서 공부할 수 있게 되어 있었고, 발음 수업 때와 마찬가지로 배운 것을 활용할 수 있는 연습과정과 액티비티가 추가로 제공되었다. 와이프의 반응은 가장 기본적인 것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다시 시작하는 기분이라서 꽤 흥미로워했다.
가장 맘에 들어한 부분은 바로 이 리딩 파트. 문법 부분이 끝나면 바로 이 리딩쪽으로 넘어오게 되는데, 리딩은 단순히 선생님과 번갈아가면서 읽는 정도가 아니라 직접 문장을 읽어보고 녹음까지 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먼저 녹음을 해 보면 자신의 발음이 어떤지 테스트 해 볼 수 있는데, 이런 과정을 통해서 발음을 잘 교정할 수 있을 듯 싶었다.
처음 먼저 읽고 따라한 다음에는 발음과 강세, 그리고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설명을 해 주는데, 그 뒤에 한번 더 읽어보면 확 달라진 것을 알 수 있게 된다. 발음은 처음이 중요한데, 원어민의 발음을 듣고 그대로 따라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빼놓지 않아야 할 부분인데 잘 다루고 있었다. 아직까지는 시작과정이기 때문에 이 때 잘 연습하라고 일러뒀다.
수업을 듣고 나면 수업의 진도 여부를 알 수 있게 된다. 하나의 수업 안에서도 수업 완료 내역을 따로따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의 진도를 파악하기에 좋다. 온라인이기는 하지만 같이 시작한 동기들의 진행 내역도 함께 살펴볼 수 있기 때문에 얼마나 잘 수업을 참여하고 있는지에 대한 지표로 이용이 가능하다. 아직까지는 시스템에 미숙한 부분이 몇가지 보이기는 하지만, 이런 부분들이야 차차 개선될 수 있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
수강이라는 개념과 자신의 스케쥴에 따라서 휴강 등의 일정 조정을 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수강 내용을 차근차근 보면서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은 보다 체계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한다는 데 있어서 긍정적이다. 여기서 부족한 부분은 내가 직접 다시 가르쳐 줄 예정이기도 하고.
이렇게 기초력 자동화 과정을 끝내면 다음엔 기초 1,2,3단계로 넘어갈 예정이다. 가격이 개별로 보면 비싸지만, 단체로 1,2,3단계를 한꺼번에 결제하면 그만큼 할인율도 거친다. 이제 겨우 영어공부를 시작한지 5일차, 와이프는 의욕에 찬 상태로 열심히 하고 있는데 앞으로 남아있는 수업들을 들으면서 얼마나 꾸준히, 그리고 재미있게 할 수 있는지는 와이프의 결심에 달렸다. 물론, 내가 어느정도 당근을 쥐어주면서 채찍질도 해야 겠지만.
요 몇일 공부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역시 공부는 '동기'가 중요한 듯 싶다. 이제 열심히 한다고 했으니, 3개월 쯤 후에 지금보다 나아진 와이프의 영어실력이 기대된다.
![]() |
* 이 포스팅은 정철 사이버 체험단에 참여하고 있습니다.